빵의 도시, 대전에서 독립큐레이터는 어떤 경험을 할까요?

빵뿐만 아니라 깊은 역사를 가진 즐길 거리가 가득하네요. 

국내 유일 지질 박물관과 지금은 폐업한 유성 호텔을 방문한

독립큐레이터 김소진님 @sodybuddy의 편지를 전해드려요!

#로컬디깅 을 주제로 총 6편의 편지를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대전편은 총 2편으로 다음 편지에 계속됩니다.

안녕하세요, 님. 🐸 독립큐레이터 김소진입니다.

오늘은 광주에서 기차를 타고 다녀온, 대전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지질 박물관 history

국내 유일 지질박물관으로 지구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장소

대전에 있는 지질박물관 가보셨나요?

저도 허요 작가님 @yoh.hur 덕에 처음 다녀와 봤는데요. 1918년 대전에 지질조사소가 만들어지고 이후에 지질자원연구원이 생겼다네요. 2001년 우리나라 지질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종합적인 전문 박물관인 바로 이곳, 지질박물관이 개관되었답니다. 관람하는 내내 고등학생 때 지구과학 수업에서 배웠던 이론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던 시간이었어요! 

지질박물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다양한 광물, 암석, 화석과 같은 지질 표본들을 드로잉 해갈 수 있게 만들어진 받침대였는데요. 이곳에 기대어 앉아 쉬면 안 됩니다! 바닥에 앉아서 편하게 기록해 갈 수 있게 만든 필기 받침대더라고요. 님! 이 분야에 관심 있으신 동료 작가님이 계시다면 필기구 들고 꼭 한번 함께 와보세요! 

1월에는 지질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떨어진 운석 충돌의 흔적에 관한 전시가 진행 중이었어요. 당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명예연구원이신 김원영 박사님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합천 운석 충돌구를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의지가 뿜뿜! 이날 허요님께서는 혹시 모를 미래를 위해 박사님과 명함도 주고받았답니다.

지질 박물관을 나와 허요님을 따라 수통골 쥬라기 복운모 화강암*'을 스캐닝 하러 갔습니다. 책에 적혀있는 화강암의 특징들을 살펴보니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큰 돌덩어리를 이곳저곳 뜯어보면서 경이로움을 느끼게 되었어요. 아주 오래된 지구의 역사가 담긴 이 돌덩어리를 내가 과연 밟아도 되는 건가 싶기도 했고요. 허요님과 함께 하다 보니 길을 걷다가도 돌에 관련된 예술적 담론 모색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마침 저는 화순 고인돌 유적지를 주제로 한 전시를 기획하고 있어요. 이렇게 된 건 대전에서의 기억과 허요님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수통골 쥬라기 복운모 화강암: 대전-청주-증평 일대에 광범위하게 분포되는 중생대 쥬라기의 등립상(等粒狀) 세립질-중립질 복운모 화강암

유성 호텔 place

109년의 역사를 가진 대전의 향토 호텔

100년이 넘은 호텔이 폐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갔습니다. 향토 호텔 러버인 제가 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폐업하기 전에 유성호텔에서 꼭 하룻밤 자야겠다고 바로 결심했지, 뭡니까. 유성호텔에 머물렀었던 지난 1월에는 객실 이용 고객에게 유성호텔 굿즈(바가지) 하나씩 증정했어요. 허요님의 양보로 저도 하나 얻었답니다.

1915년 유성 최초로 온천공을 발굴하고 그로부터 3년 후 유성호텔 구관인 승리관을 건설하면서 본격적인 유성온천 관광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1000만에 달했던 이용객이 90만으로 줄어들면서 경영난을 겪어 유성호텔은 지난 3월에 폐업했어요. 온천도 상당히 넓고 향토 호텔 특유의 그 느낌도 너무 좋았는데 아쉬움이 컸답니다. 객실로 들어와 냉장고를 열어보면 바나나우유와 초코파이도 구비되어 있어 귀여웠어요. 이제는 폐업하여 다시 볼 수 없는 유성호텔의 모습을  님께 사진으로 보여드릴 수 있어 다행이네요!

별난집 food

두부 두루치기로 유명한 대전역 맛집

저녁은 유성호텔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떨어진 '별난집'으로 가서 대전 대표 음식 두부두루치기를 먹었습니다. 복수 분식에서 파는 두부두루치기는 약간 엽떡처럼 다시다 맛이 강렬하다면 별난집의 두부두루치기는 민물새우나 꽃게 등등 해물 맛이 느껴져서 특색이 있더라고요. 사리를 추가하면 감자 사리를 주는데 신기했어요. 보통 전라도에서는 사리 추가하면 보통 우동이나 당면을 주거든요? 

저번에 클로파 스튜디오 비짓 울산편(링크) 촬영 할때도 은지님이 추천해주신 아구불고기 먹었을 때 쫄면 사리를 추가하셔서 신기했는데 대전도 쫄면 사리를 즐겨먹나봐요!  옆 테이블에서 녹두전도 많이들 시켜드시더라고요. 다음에는 녹두전도 시키고 쫄면사리 대신 밥을 추가하여 비벼 먹을 예정. 여기 웨이팅 장난 아닌데 저희는 운이 좋아서 15분 정도 대기하였어요. 다음에 오면 대전 장칼국수 맛집을 꼭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대전을 돌아다니면서 궁금한 것들이 자꾸만 쌓였습니다.

김소진(1995)

지역의 정체성을 발굴하고 있는 독립큐레이터이다. 아티스트 피(Artist Fee)에 관한 문제의식을 느껴 “시각예술 절대 지켜”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시각예술 지원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기획

2023 Untitled No.9, 문화역서울284 2층, 서울

2023 무등예찬: 산은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없다, 호랑가시나무, 광주

2023 사물의 변주: 마음에 일으키는 미세한 저항, 광주여성가족재단, 광주

전시참여

2024 헤테로포니, 10년의 연주, G.MAP 제2,3 전시실 및 미디어파사드월 , 광주

2023 어쩌면 우리가 보지 않았던 것들,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경력

2023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입주

2022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예술인지원센터 입주

2021-현재 시각예술 프로젝트팀 1995Hz, 대표

2021 광주문화재단 창의도시팀, 인턴

2019-2021 독립큐레이터팀 장동콜렉티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