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큐레이터가 왜 여행을 하나요?

2024. 6. 28.

님은 어떤 여행을 좋아하시나요?

전국 각지의 로컬 맛집과 아티스트까지 만나는 여행은 어떠신가요?

오늘은 로컬 여행을 좋아하는 독립큐레이터 김소진님 @sodybuddy의 편지를 전해드려요!

#로컬디깅 을 주제로 총 6편의 편지를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안녕하세요, 님. 🐸 독립큐레이터 김소진입니다.

루더우레터를 통해 처음 인사드려요. 저는 제가 나고 자란 도시, 광주를 기반으로 전시 기획과 예술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시각예술 종사자로서 지역의 문화자산을 주제로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때로는 마음에 맞는 프로 N잡러들과 1995Hz @1995hz.kr 라는 팀명으로 즐겁게 작업도 해오고 있어요. 최근에는 광주에 위치한 G.MAP 단체전에서 허요 작가님과 광주의 두 동료와 함께 무등산의 치마바위와 얽힌 여산신을 좇는(링크) 내용으로 G.MAP 전시에서 새로운 작업을 선보였는데요. 전시는 8월 초까지 진행될 예정이니 광주에 오시면 저에게 인스타그램 DM을 남겨주세요. 전시장 앞에 아주 맛있는 콩국수 집이 있으니 설탕 가득 넣은 콩국수 한 사발 대접하며 작품 설명도 해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사는 광주에서는 콩국수나 팥죽에 설탕을 넣어 먹어요.)

참, 최근에 저는 두 번째 석사 공부를 시작했어요. ‘행정학을 공부하는 독립큐레이터’ 들어보신 적 있나요? 호기로운 도전이었으나 흰머리가 많이 생기고 있답니다. 가장 흥미롭게 들었던 과목은 지방재정론인데요. 현실 정치로 인해 소멸 위기에 처해있는 도시의 실태를 알아갈 때면 속이 터져 심란해 죽겠어요. ‘현재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또 다른 동료들을 찾아다녀 끊임 없는 대화를 나누며 연구하고 있답니다. 공부하면서 로컬디깅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르는 중!

《무등예찬》 전시 오프닝 행사 현장 / 1995Hz 행사 현장

님은 로컬디깅*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저는 인스타그램에 비정기적으로 #로컬디깅 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글을 적고 있어요.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조각 정보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로컬디깅을 남기고 있었는데요. 이렇게 루더우레터 안진선 팀장님께 눈에 띄어 님에게 자세히 알려드릴 수 있어 영광입니다.

‘자연과 여행이 큰 사람을 만든다.'

어릴 때부터 늘 말씀해 주셨던 아버지의 지론에 따라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경험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주기적으로 해외를 방문하여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것에 큰 흥미를 느꼈어요. 그러다 최근 여러모로 각성을 하게 된 계기가 생겼습니다. 작년부터 무등산 분청사기 리서치를 시작하면서 우리 문화 자산에 관심이 커져 올해 초 국립중앙박물관에 방문했었는데요. 전시장에 들어가자마자 눈이 바쁘게 돌아가는 거예요. 당시 서울에서 광주로 내려오는 기차 안에서 그간 ‘우리의 것’에는 관심이 없었던 저 자신에 반성하게 됐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프랑스 파리에 있는 루브르박물관은 한 네 번 정도 간 것 같은데 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국립중앙박물관은 지금까지도 제대로 보질 못했던 거예요.

지역을 돌아다니며 미술관 도장 깨기만 좋아하던 저였는데 요즘에는 박물관을 돌아다니는 게 더 재밌더라고요. 박물관을 가게 되면 그 지역의 문화와 유산에 관심이 생겨 공부할게 많아지더라고요. 지역으로 향하여 맛있는 음식을 맛보거나 좋은 전시를 보게되면 혼자만 아는 것이 아쉬워 저만의 로컬디깅을 시작하게 됐어요. 요즘도 고속도로 위를 달리며 아주 처음 본 지역 이름을 발견할 때마다 메모장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어요. 죽기 전까지 대한민국 모든 땅을 다 밟아 보는 것이 제 목표랍니다. 시간이 될 때마다 짬짬이 지역을 방문하여 제가 사는 지역과 비교하면서 그곳에는 어떤 다름이 있는지 재밌게 디깅해나갈 예정입니다.

*로컬 디깅: 지역(Local)의 특색과 독특한 매력을 디깅(Digging) 발굴하는 것

국립중앙박물관 (사진 제공: 김소진)

로컬디깅은 제가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서 시작했습니다. 광주에서 기차를 타고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대전과 전주를 중심으로 저의 이야기를 보내드릴거에요. 마침 대전과 전주는 저에게 특별한 동료들과 추억이 있는 곳이랍니다. 루이즈더우먼에서 저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어준 허요 작가 @yoh.hur의 제안으로 가보게 된 ‘대전’. 한지 장인을 함께 만나러 가보자던 동료 전지홍 작가 @jihong.jihong의 부름으로 방문했던 ‘전주’. 제가 발굴한 지역의 이야기를 역사, 예술과 예술인, 맛집 등등 다양한 관점에서 보내드릴게요.

두 도시의 이야기만 전하기 아쉬울 것 같아 #로컬디깅 특별편으로 화제의 ‘논산 딸기 축제’ 이야기도 준비했어요. 매 해 3월이면 꼭 가볼 것이라 다짐만 하다 포기했던 논산 딸기 축제, 드디어 올해 지역축제 메이트 박해솔 작가 @bakhaesol.parana 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