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니림 님의 작업과 이야기를 들으며, 일상을 깊게 바라보신다고 느꼈어요. 요즘의 일상 속 관심사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요즘은 잡초에 관심이 있어요. 몇 년 전부터 잡초를 주제로 작업을 하고 싶어서 열심히 잡초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잡초는 인간의 삶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식물들을 통칭하는 단어라 더 관심이 가요. 길을 걷다가 최소한의 환경에서 싹을 피우는 멋진 모습을 만나게 되면 멈춰서 사진을 찍어요. 일상의 작은 행복이 되고 있어요.

🌞 거니림님은 주로 흙과 도자를 사용해 작업을 하신다고 알고 있어요. 이 재료를 사용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저는 흙으로부터 배우는 것들이 참 많아요. 흙은 손의 흔적을 기억하고, 완성을 통해 손길을 드러냅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행동들이 쌓여 결과를 만들어 내는 이치를 흙을 통해 완전하게 이해하게 되었어요. 원하는 형태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다른 멋진 재료들이 있어도 흙이 주는 매력이 커서 흙에 계속 손이 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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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표면에 대해서만 알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표면 밑으로 6피트도 파본 적이 없고 그 몇 배 되는 높이의 대기 한가운데에 올라가 보지도 못했다. 우리가 아는 바는 빙산의 일각이며 우리 자신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게다가 우리는 주어진 시간을 거의 절반을 수면으로 소비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스스로가 현명하다고 자화자찬하고 지구상에 질서를 확립했다고 믿는다."

"자연은 질문하지 않고 우리 인간이 묻는 질문에 답하지도 않는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홍지수 역, 펭귄클래식코리아(2014)

저는 스스로를 드러내는 글을 지금까지 많이 내보이지 않았는데, 루더우 레터에서 그 기회를 만나 주저리주저리 여러 가지를 이야기하게 되었네요🫣

현재는 가로수와 관련된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12월 연희동에서 열리는 개인전 때 선보일 예정이에요!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그 때 만나요👋

거니림

일상에서 외면되는 생명들을 소재로 삼아, 가려진 본질을 끄집어내고자 시도하고 있다.

개인전

2023 □, ◣(사각,삼각), 챔버1965, 서울

2022 혐오의 출발점, 별관, 서울

2022 비둘기 쫓아내기, 공간파도, 서울

주요 단체전

2023 인사이드미, 뚝섬미술관, 서울

2021 無知; 고의로잊기, WWWspace, 서울

어떤 미래에는 거니림님의 작업 〈못 앉게 하는 경사〉(2022)처럼 인간이 다른 생명으로부터 배척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상상을 해봤어요. 그런 미래가 다가오기 전에 우리가 누리는 것들이 무엇인지, 왜 특정 대상에 공포를 느끼는지 질문하며 같이 나아가 보는 게 어떨까요?

🌞 이강선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