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하는 일은 어떻게 해낼 수 있을까요?

이 전시는 작년 2월부터 약 9개월간 울산의 북구 예술 창작소에 입주해 제작한 작품들로 구성된 개인전 형식의 결과 보고전입니다. 코로나라는 모두에게 힘들었던 시기가 저에게도 예외는 아니어서 생계와 작업에 대한 여러 고민 끝에 제가 태어난 곳이자, 어린 시절 매주 찾아뵙던 외조부님의 터전인 울산으로 오게 되었고, 지역의 레지던시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레지던시 공간을 처음 둘러본 날, 프로그램이 끝날 때 즈음 개인전 형식으로 발표할 최종 결과 보고 전의 분위기를 상상하며 ‘오래된, 색이 바른 듯한, 낡은, 칠이 벗겨진’, ‘시간이 멈춘 듯한’, ‘수집과 진열’ 같은 키워드를 메모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고향에 돌아온 기회를 빌미 삼아 처음으로 작업에 제 개인사를 담아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총 두 개의 전시장에서, 하나의 전시장 중앙에는 나무 상자에 오랫동안 모아둔 물건들을 배치한 조셉 코넬(Joseph Cornell)의 작업을 보고 제작한 회화 시리즈를, 조금 작은 두 번째 전시장에는 이전의 작업과 가장 최근의 작업을 함께 전시하였습니다. 회화라는 매체로 환영과 실재의 틈새를 탐구한다는 큰 맥락 안에서 저는 꾸준히 저만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중입니다. 전시의 제목인 《Between You and Me 당신과 나 사이》의 ‘You 당신’은 그림을 바라봐 주는 관객을 뜻하기도 하고, 앞으로 제가 마주할 빈 캔버스를 뜻하기도 합니다. 이 전시를 통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저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클래식에서도 루이즈 더 우먼!]

최희정 @hiraeng 작가님 

요즘 여성 🎹클래식 작곡가들 플레이리스트를 듣고 있는데, 너무 좋습니다. 진짜 너무너무!!!

일단 음악이 좋기도 하고, 가사가 없어서 산만하지 않아 집중하게 돼요. 게다가 작업실에 틀어놨는데 작업실 메이트가 들어오면 있어 보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생각하게 되는 지점도 분명히 있어요. 클래식 음악 하면 당장 떠오르는 여성 작곡가가 몇 명이나 있을까요? 저는 바로 떠오르지는 않아요. 그 필드에 여성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을 만큼 가려지고 지워진 필드죠. 그런 생각을 하니 남자 형제, 남편에 가려진 여자들을 떠올리며 분노의 작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묻히지 않으리! 하면서요. (뭐.. 미술도 마찬가지긴 해요. 미술 하는 사람들은 젠틸레스키랑 로자 보뇌르 알아도 외부에선 잘 모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