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루이즈: 임유정 작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개인이 마주하는 딜레마를 생활 속 이미지를 활용한 블랙코미디 영상과 설치로 나타내고 있는 임유정 @ook00k 작가님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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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ALL THE BEINGS I_VE LOVED BEFORE, 2019, single channel video, 08min 39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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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임유정 작가님! 간단한 작업 설명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부딪힘, 웃음, 이미지를 키워드로 사회가 개인을 포용하지 못하는 순간들을 블랙코미디 영상과 설치로 나타내고 있는 임유정이라고 합니다.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데, 동시에 거의 변하지 않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 속도의 격차 때문에 사회가 각 개인을 포용하지 못하는 순간들이 발생합니다. 저는 제가 목격하고 경험한 이런 상황들을 현대인들이 의사소통으로 사용하는 이미지들을 활용해서 블랙코미디 영상과 설치로 나타냅니다.
첫 개인전 《petting frame》(2019)은 덕질을 소재로 한 전시입니다. 신체 없는 허구의 이미지를 쓰다듬는 행위를 ‘덕질‘로 규정하고, 물질 이미지(티저, 공연 사진 등)와 물질 없이 사람들의 머리 속에 새겨진 이미지 모두를 탐닉하는 현상을 ‘쓰다듬는’다는 촉각적인 감각과 연결 지어 작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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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ting, patting, 2019, single channel video, 04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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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해주신 작업을 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 저는 어릴 적부터 항상 무언가를 좋아했어요. 만화책, 영화, 연예인 등이요. 그러다 2016년에 처음으로 아이돌을 좋아하게 됐는데, 이전에 좋아하던 것과는 방식이 많이 달랐어요. 떡밥이 끊임없이 있고, 더 거리감이 가까운 느낌?! 굉장히 힘든 순간에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새로운 콘텐츠가 나와서 그걸 보면 세상 걱정이 다 없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즈음 다른 유명 아이돌들의 범죄가 세상에 드러나게 됐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미래에 그런 사건의 주인공이 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현실의 근심·걱정을 잊게 해주는 반가상의 세계였는데, 그 세계도 안전하지 않았던 거죠. ‘이곳도 위험하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어느 날, 평소와 같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떡밥을 찾아보고 있었어요. 근데 그날 햇빛이 너무 좋아서 순간 스마트폰 안의 화면은 안 보이고, 까만 스마트폰 액정 위를 하염없이 훑는 저의 엄지손가락 그림자와, 까만 화면에 비친 저의 얼굴이 보였어요. 결국 제가 흠모하고 중독된 것은 손으로 스마트폰 액정을 쓰다듬는 것일 뿐이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작업으로 이 이야기를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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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ting, patting, 2019, single channel video, 04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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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각을 드러내는 작업을 하시는 만큼 직접 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곧 실제로 볼 기회가 있는지 알려주세요!
💬 10월 29일에 두 번째 개인전을 오픈합니다. 하루하루 입이 바짝바짝 말라가고 있어요. 어쩌자고 일을 이렇게 벌인 걸까. 왜 미리 하지 않은 걸까 후회가 사무치는 나날입니다. 제발 무사히 기쁜 마음으로 11월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전시가 나올지 10/29(토)~11/13(일)까지 킵인터치에서 만나실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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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s your favorite things, 2019, single channel video, 25min 22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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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작업을 진행하며 즐겁거나 혹은 어려운 부분이 있을까요?
💬 작업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감상하는 환경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낍니다. 작업은 처음의 계획대로 절대 진행되지 않고, 리서치를 하고 작업을 진행하면서 계획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도 즐거운 점 중 하나입니다.
어려운 부분은 전시라는 기회를 얻는 것이 힘들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지치거나 상처받지 않고 계속 저의 작업을 지속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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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1, 2, 2019, mixed media, variable s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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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을 하다 보면 즐거운 때가 있지만 힘든 때도 항상 함께 하는 것 같아요. 어려운 순간을 이겨내는 유정님만의 방법이 궁금합니다!
💬 작업을 할 때마다 슬럼프 비슷한 것을 경험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제까지 작업을 했던 건지, 머리가 하얘지고 생전 처음 작업하는 듯한 막연한 감각에 휘청입니다. 대체로 마감에 시달리면서 진행이 잘 안될 때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 같아요.
대부분 이런 경우는 작업을 잘 만들고 싶은 마음이 넘쳐나기 때문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때의 작업에서 중요한 것과 이 작업에서 시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정리하고 그 부분에 집중해서 작업을 하자는 다짐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립니다. 하나의 작업에서 모든 것을 다 보여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그런 욕심에 눈이 뒤집혀서 오버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이번 작업에서 못 한 건 다음 작업에서 보여주자’고 생각하는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한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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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ting, patting, 2019, single channel video, 04m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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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이 다루는 매체에 대해 고민하는 지점이 있을까요?
💬 영상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나만이 만들 수 있는 영상은 어떤 것일까? 현대미술로서 어떤 영상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껏 만든 영상이 현대미술이라는 틀 안에서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동시에 제 작업의 결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오기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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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shion pet, 2019, spangle cushion, 40 x 40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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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 릴레이 질문으로 김주눈 @joo_nun 작가님은 ‘최근 배우고 있거나 앞으로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을 남겨 주셨어요. 유정님은 요즘 새로 배우기 시작한 것이 있나요?
💬 올해 실내 클라이밍을 배우게 됐어요. 운동을 꾸준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좀 재미있는 운동을 하고 싶었거든요. 높은 곳을 무서워하지 않아서 첫 체험 수업을 듣고 너무 재밌어서 바로 등록했어요. 잘하는 분들이 공중에서 몸을 던져 다음 홀드를 잡고 올라가는 것도 정말 멋지고, 아주 느린 속도지만 저의 실력이 조금씩 느는 것이 느껴져서 즐겁습니다. 아직 근력을 많이 키워야 하지만 꾸준히 계속하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다음 바톤을 받으실 작가님께 릴레이 질문을 남겨주세요.
💬 올해 재밌었던 전시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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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ALL THE BEINGS I_VE LOVED BEFORE 전경사진, 2019, single channel video, 08min 39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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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국수를 자주 말아먹습니다. 특히 예전에 엄마가 해주셨던 김치말이 국수를 많이 만들어 먹어요. 김치만 있다면 간단히 먹을 수 있으니 한번 드셔보세요. 레시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멸치육수를 끓인다.
2️⃣ 소면을 먹을 만큼 삶는다.
3️⃣ 김치를 잘게 잘라 설탕, 참기름, 깨를 적당히 넣고 섞는다.
4️⃣ 그릇에 소면을 담고, 멸치 육수를 따르고, 김치 고명을 얹어서 먹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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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st CV
임유정(b.1988)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개인이 마주하는 딜레마를 생활 속 이미지를 활용한 블랙코미디 영상과 설치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개인전
2019 petting frame,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
주요 단체전
2020 안개 문장, 오래된집, 서울
2020 단독 주연, 중간지점, 서울
2019 PERFROM 2019 : Linkin-Out, 일민미술관, 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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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릴 때부터 항상 무언가를
좋아했기 때문에 이번 임유정 작가님의
작업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공감이 되었어요.
날이 점점 쌀쌀해지네요.
일교차가 꽤 심한 요즘,
모두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 이강선 에디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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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루더우 레터
팀장: 안진선
부팀장: 안다혜
디자이너: 최지원
에디터 팀장: 김의선
에디터: 이강선, 이승연, 전영주
루이즈 더 우먼
💰후원 계좌 우리은행 1005-204-106837 루이즈더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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