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루더우 레터 2호에서는 여성 예술인의 창작과 일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많은 예술인이 예술이라는 창작 일을 하면서, 생활을 위해 또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창작만으로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예술인들을 응원합니다! 💪
✏️ 안다혜 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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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편지 💌
- 이달의 루이즈 : 황인서
- 전시 다시보기 : 유지영 2인전 《Mei Yahn Yu》
- 아트 앤 워크 : 최지원
- 작업요정 : 양하, 정아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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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1인, 루이즈 더 우먼의 여성 예술인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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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는 사진을 통해 움직이는 여성의 몸을 추상적으로 묘사하며, 몸의 은유와 상징, 동작의 연속성, 변화무쌍한 겉과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시각화하는 황인서 @de_moseries 작가님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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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황인서 작가님! 작가님의 작업을 소개해주세요.
💬 안녕하세요. 저는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대상의 형태에 집중하며 정물과 인물 사진을 찍는 황인서라고합니다. 현재 국내 여성 무용수들과의 협업을 통해 여성의 신체를 근원으로 만들어진 예술을 사진으로 남기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진 작업을 통해, 예술을 매개로 발현되는 몸의 은유와 상징, 동작의 연속성, 변화무쌍한 겉면,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시각화하고자 합니다. 사진은 시간과 시간 사이를 벌려 관객이 보고도 기억하지 못한 일련의 움직임을 포착해 극대화하고, 동시에 축소해 박제하며 춤추는 익명의 여성을 추상적으로 묘사합니다. 이러한 사진 매체의 특성을 연구하면서, 신체가 남기는 궤적과 그에 따른 공기의 움직임들을 포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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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여성 예술가의 생생한 존재와 그의 창조적 순간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 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거나 쉽게 잊히는 형상을 가시화하는 과정이 흥미로워 이 작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사진 작가로서 저의 정체성과 색깔을 견고하게 만든 중요한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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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업의 흥미로운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사진 작가와 피사체의 역할을 🔁반대로 뒤집은 점입니다. 이 작업에서 피사체는 능동적이고, 작가는 상대적으로 수동적인 관찰자가 됩니다. 기존의 사진 작업과 달리 피사체에 대한 작가의 통제를 최소화하고, 피사체의 움직임이 만드는 우연성에 기대어 촬영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촬영 이후 사진 편집 과정 또한 촬영 된 결과물이 이끄는 대로 전개합니다. 무용수의 몸짓과 카메라의 📸셔터가 맞닿는 순간에 펼쳐지는 무한한 가능성은 제가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작업 과정에서 시행착오와 시도가 쌓여갈수록 우연의 폭이 넓어지는 것 또한 이 작업의 흥미로운 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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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의 루이즈, 이산오 @cmsf001 작가님의 릴레이 질문입니다. 생각을 정리할 때 작가님은 어떤 도구를 사용하나요?
💬 저는 메모장에 일어난 일들을 시간순으로 나열합니다. 이때 당사자가 아닌 제삼자의 입장으로 사건을 최대한 건조하게 묘사합니다. 그러고 나면 감정적으로 질척거리는 것을 그만두고 생각을 매듭지을 수 있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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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의 선택이 후회될 때 어떻게 대처하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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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더 우먼 여성 예술인의 지난 전시를 다시 살펴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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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의 관습화된 조건을 의심하며 효용에 따라 성립된 배열체계 속 대상 간의 관계를 탐구하고 있는 유지영@jiyoungyooo 작가님의 2인전 《Mei Yahn Yu》를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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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정보 🔍
전시 제목: Mei Yahn Yu
참여 작가: 유지영, 조슬린 맥그레거(Jocelyn McGregor)
전시 기간: 2018.5.3.~2018.5.6.
전시 장소: 카이탁 센터(Kaitak Centre) / 51 Kwun Tong Road, Kowloon, Hong Kong
주최: 홍콩침례대학교(HK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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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으로 ‘🧜인어’를 뜻하는 전시 《Mei Yahn Yu(美人魚)》는 🇭🇰홍콩 카이탁 센터에서 입주작가로 지내며 제작한 작품을 보여주는 2인전이었습니다. 저는 아열대 기후에서 울창하게 우거지던 초록의 강렬함과 홍콩 곳곳에서 엿볼 수 있던 다양한 배열의 문법을 생각하며 <색상 명명법>(2018)이라는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이 연작은 여러 개체를 몇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라벨링하는 행위가 내부의 복잡한 다양성을 단순화할 수 있음을 다루기 위해, 자연 속 혼재되어 존재하는 색조를 추출하고 체계화하기 위해 노력한 19세기 광물학자 아브라함 베르너의 ‘색상 명명법’을 참조했습니다. 숫자 53과 54 사이에 수많은 소수가 함축되어 있듯이 베르너의 명명법 속 ‘53번 에메랄드 그린’과 ‘54번 그래스 그린’ 사이에 존재하는 무한한 초록을 생각하며 제작했습니다. 또한 베르너의 명명법과 홍콩 ‘금붕어 시장’에서 살아있는 생명체를 작은 비닐봉지에 담아 번호를 라벨링하여 진열하는 행위 간 유사점이 있다고 생각했고, 시장에서 구매한 작은 플라스틱 물고기에 베르너의 초록들을 덧입혀 금붕어 시장의 진열법에 따라 초록을 배열해보기도 했습니다. 저와 함께 지내고 작업하던 조슬린 맥그레거(Jocelyn McGregor) 작가는 인간의 신체가 자연/인공 환경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움직이는지 탐구하고 있는데, 레지던시 기간 동안 자신의 신체를 부분 캐스팅하여 물고기 비늘이 연상되는 네트 철망을 좌대 삼아 비즈 및 아크릴 등의 재료로 제작한 작품과 함께 보여줬습니다. 두 작가 작품 간 공통점을 생각하다가 자연과 인간 사이의 딜레마가 잘 담긴 상상 속 존재인 ‘인어’를 모티프로 전시를 구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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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한마디
사실 레지던시 입주해서 작업하는 동안, 아가미를 간절히 바라게 되는 🥵습도와 면적 대비 살벌한 인구밀도, 그리고 기름진 음식 때문에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아서 최저 몸무게를 기록했었는데요. 어느새 그리운 걸 보니 기억의 미화가 정말 무섭네요. 3일이라는 짧은 기간 열렸던 전시고 홍콩에 아는 사람도 없어서 무척 아쉬웠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소개할 수 있어서 매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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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예술인의 👩🏻🎨작업과 직업으로서의 일 사이의 균형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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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원 @jiwonwithaz 작가님은 선명하고 분명한 이미지로 뿌옇게 말하는 방법을 찾고자 판화를 매체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다양한 소품을 만드는 쵸이스 @choiii.ce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업과 일에 모두 판화 기법을 사용하고 있는 최지원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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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최지원 작가님! 작가님의 작업과 일을 소개해주세요.
💬 안녕하세요. 저는 판화, 그중에서도 주로 실크스크린이라는 기법을 사용해서 평면 작업을 하는 최지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실크스크린 기반의 1인 프로젝트인 쵸이스(choi’ce)를 운영하며 원단에 모양을 찍고 재단하고 재봉🧵해서 이것저것 만들기도 합니다. 회화나 사진 같은 다른 평면 매체들과 비교했을 때, 판화의 가장 큰 특징은 한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 레이어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3가지 색으로 어떤 모양을 찍어내고 싶다면, 각 색마다 따로 판을 만들어주어야합니다.) 그리고 실크스크린은 그 개별적인 레이어들을 선명하고 분명하게, 가볍고 납작하게 등장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복제를 위해 태어나 반복에 용이한 판화 매체에 ‘선명하고 분명한 이미지로 뿌옇게 말하기’라는 목적을 가지고 끼어들어, 완전히 같지도 다르지도 않은 것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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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과 일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시나요? 혹시 작가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 저는 작업과 일의 교집합이 좀 넓은 편이에요. 왜냐하면 작업이 창작자로서 저의 일이기도 하고, 쵸이스는 제 작업의 일부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제 작업과 쵸이스의 교집합이 아무리 넓다고 해도 그 둘이 완전히 포개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아주 가까운 평행선 같기도 해요) “작업과 일을 🏓핑퐁처럼 탄력 있게 왔다 갔다 주고 받으며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지만, 실상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살금살금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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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의 작업과 운영하시는 브랜드 쵸이스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하셨는데요. 그 차이는 무엇인가요?
💬 실크스크린, 또렷한 형상, 색감, 반복 등의 요소들 때문에 저의 작업과 쵸이스가 표면적으로 유사해 보이는 것 같아요. 둘 다 레이어를 마치 스티커 붙이듯이 다루고 있다고 볼 수도 있고요. 그 둘의 차이는 제가 의도적으로 주입하지 않아도 작업 과정에서 자연스레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작업에서는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는 창작 기법/방법의 이유를 찾으려고 하는 것 같고, 쵸이스에서는 그 기법이 그저 하나의 전제조건이 됩니다. 어떠한 모양을 만들고 찍어내는 것까지가 쵸이스라면 그 모양들을 가지고 이제 무엇을 할까 다음을 🤔궁리하는 게 작업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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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쵸이스, 혹은 다른 작업을 통해서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들은 무엇인가요?
💬 사실 저도 그게 궁금해요. 그래도 “모르겠어요”를 다르게 말해보자면, 저에게 작업이라는 행위는 언제나 마지막의 정지 상태, 그러니까 ‘완성’을 향해 앞으로 힘차게 나아가는 것이라기보다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당장 눈앞의 흔적들을 더듬으며 맴도는 것에 가까운 것 같아요. 두루뭉술한 답이지만 어쨌든 저는 계속해서 어떤 모양들을 만들고, 그것들을 이렇게 저렇게 붙여보면서 이것저것 만든 후에 찬찬히 살피며 정리하는 과정을 거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올해 하반기에 있을 두번째 개인전을 준비 중입니다 두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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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더 우먼의 여성 예술인이 작업할 때 어떤 매체에서 도움을 받는지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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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 영어로 고민 상담을 해준다고?]
요즘 영어 공부를 해보려고 영어 팟캐스트를 뒤적여 보는 중인데요. 비투비 프니엘, 레이디스 코드 애슐리, Junny 가 진행하는 ‘Get real’이라는 🎧팟캐스트를 알게 되었어요. 아이돌이 나와서 캐주얼한 영어로 고민 상담해주거나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줍니다. 제가 출연진들과 같은 20대 후반이라 그런지, 비록 사는 세계는 다르지만 불안한 20대를 보내는 점이 공감이 많이 돼서 작업할 때 많이 위로됩니다. |
[이 ‘dosii’를 헤엄치는 예술가의 인디밴드]
저의 작업 요정은 한국의 인디 밴드 ‘dosii’입니다. 프로듀서 ‘최종혁’과 프런트 우먼 ‘전지혜’로 구성된 2인조 혼성으로, 나른하고 쓸쓸한 City Pop 감성의 분위기가 매력적인 밴드입니다. 저는 이들의 노래를 들으면 늦은 🌃새벽 도시 한가운데 옥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생각나요. 노래를 들으면 떠오르고 느껴지는 풍경과 감각이 있습니다. 설명할 수 없지만 전달되는 것이 영감의 한 줄기로 다가오곤 합니다. 듣다 보면 작업을 하고 싶어져요. 뭔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강한 창작 동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dosii의 노래 ‘너의 궤도'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가사를 적어봅니다. ‘너의 궤도 안에 갇힌 날 끌어안고 우린 끝이 없는 시간을 헤엄쳤어 이 의미 없는 회전을 계속하고 날 보는 너는 나를 또 끌어당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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