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연, Fresh page!

Fresh Page는 루이즈더우먼 멤버의 홈페이지 업데이트 소식을 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승연 작가는 부재하는 존재를 감각할 때를 기록해 기억합니다. 망자의 부재는 그를 기억하는 이가 있는 모든 장소에 존재합니다. 자취방 구석의 그림자에서 발견할 수도, 여행지의 풍경에서 발견할 수도 있는데요. 이승연의 작업은 흩어져 사라지는 것들에 형태를 부여해 죽음을 이해해 가는 과정의 기록입니다. 작업을 통해 보존을 위해 시간을 수집하는 일종의 고고학적 행위처럼 이해하지 못하고 흘러간 수많은 시간과 두텁게 쌓인 역사의 지층을 파헤치고, 낯선 장소에 남아있는 기억의 진동을 더듬습니다. 이를 통해 개인의 상실과 죽음을 이해하는 방식이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과 연결되는지 보여주고자 합니다.

나는 부재하는 존재를 감각할 때를 기록해 기억한다. 망자의 부재는 그를 기억하는 이가 있는 모든 장소에 존재한다. 자취방 구석의 그림자에서 발견할 수도, 여행지의 풍경에서 발견할 수도 있다. 내 작업은 흩어져 사라지는 것들에 형태를 부여해 죽음을 이해해 가는 과정의 기록이다. 작업을 통해 보존을 위해 시간을 수집하는 일종의 고고학적 행위처럼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흘러간 수많은 시간과 두텁게 쌓인 역사의 지층을 파헤치고, 낯선 장소에 남아있는 기억의 진동을 더듬는다. 이를 통해 개인의 상실과 죽음을 이해하는 방식이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과 연결되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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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의 죽음과 사라진 존재에 대한 탐구는 개인적인 애도를 거쳐 자연스레 개인 이전에 수많이 쌓이고 사라져간 역사적 존재와 그 기억을 담고 있는 장소에 대해 고민하도록 이끌었다. 재개발 지정 구역에 덮인 천 자락이 바람에 부풀었다 수그러드는 모습에서 철거 이전의 기억이,1 제주도 여행지의 바위와 나무에서 4.3 사건이 떠올랐다.2 땅에 묻어버린 역사들. ‘잃은 자’들은 상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연대를 통해 다르지만, 같은 풍경을 공유한다. “영화 〈메모리아〉에는 모든 것을 기억하는 존재가 나온다. 그는 나무, 바위, 콘크리트 같은 물질에 남아 있는 기억의 진동으로부터 이야기를 수집하며, 자신의 몸에도 과거의 진동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유령의 존재를 인지하는 주인공은 그의 팔에 손을 올려 그의 진동을 읽는다.”3  개인의 상실에 사로잡혀 있던 이는 낯선 장소의 과거 지층을 받아들일 때 두터운 역사적 기억의 존재감을 인지하고 죽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처럼 미시사가 기존의 대서사와 뒤섞이며 그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과정의 경험은 일종의 깨달음을 줬다. 낯선 장소 곳곳에서 기록한 유령의 흔적은 내가 기억하는 망자이기도 하며 그 장소에 머무는 이들의 풍경이기도 하다.

1. 〈바람 덩어리(A Lump of Wind)〉연작 (2021)은 보문동 재개발 구역의 노포들에 덮어둔 방수포에 바람이 불어 부푸는 모습을 그린 작업이다. 바람이 빠지면 사라지는 형상에서 사람들이 사라지기 전 기억들이 떠올랐다.
2. 기획전 《투명한 집》(2022, 킵인터치)에서 제주를 배경으로 섬 곳곳에서 만난 유령의 형상을 추적했다. 작품의 제목은 제주도 지역의 만가(상여를 메고 갈 때 죽은 이를 애도하는 노래)중 자주 등장하는 노랫말로, 이들이 머무는 장소는 4.3 사건이라는 역사적 맥락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3. 씨네21, 스페셜2 ‘메모리아’, 가능한 모든 깨어남들의 체계, 김예솔비, 2023-01-05

이승연(1994)

학력

2017 세종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학사 졸업

개인전

2025 먼지와 연기, 전시공간, 서울

2024 Echoes of Memory, IMF Seoul, 서울

단체전

2025 숫돌일지라도 아침을 고할지니, 대전창작센터, 대전

2025 Beneath, Upon, Beyond, 갤러리 오온, 서울

2024 마고의 흔적은 누군가의 기적이 되고, 소소미술관, 화순, 전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