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수진, Fresh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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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소화하는 신체〉

삶의 모든 순간은 인간의 마음과 몸에 자극을 가한다. 자극은 마치 스위치를 누르는 힘과 같아서, 이를 지각하는 대상에게 감정과 감각이라는 반응을 일으킨다. 지각에 있어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진 동시다발적 상황은 다채로운 양상의 자극을 경험할 수 있게 만든다. 이에 따라 우리는 더욱 세분화되고 복합적인 감정을 느낀다. 감정은 저마다 인간 신체에 독특한 반응을 일으키며 감각적 체험을 동반한다. 감정과 감각은 각각 내·외부의 장소에서 일어난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둘은 긴밀하게 상호작용을 하는 반응이다.

본인은 세분화되고 복잡해진 감정 상태가 야기하는 몸의 반응 현상에 대해 관심을 둔다. 생리적 변화와 행동 경향, 비유적인 표현, 신체 이미지로 형상화된 반응들은 모두 본인의 작업 소재가 된다. 우리의 몸은 삶의 자극과 감정을 어떻게 체화하는가,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반응일지라도 어떤 형상과 신체 변형 및 변이를 일으키는가?

본인은 감정과 반응을 신체와 얽어 하나의 형상을 가시화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간다. 본인이 작업의 소재로 선택하는 주요 반응들은 한가지로 명확하게 정의되지는 않는다. 강렬하고 휘발적인 정서보다는 느슨하고 지속적인 성질을 띠며, 양가적, 모순적인, 미묘하고 복합적인 상태에 머무는 것들이다. 따라서 직설적인 표현 방식을 기피하고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은유적인 형상화를 지향한다. 이를테면 사람과 사물 등 어떤 대상의 본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고 숨기거나 변형 및 왜곡시키는 방식이 그 예시이다. 이렇게 시각적 여지를 남겨 작품 감상자가 한 가지로 단정할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의 생김세를 바라보는 듯한 감상을 끌어낼 수 있는 결과물을 구현한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누구도 외부 자극에 대해 마음이 반응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본인은 작업을 통해 감정이 야기하는 인간의 마음과 몸의 반응을 탐구하고, 이를 시각 작품으로 구현해 눈에 보이지 않는 반응 현상을 기록하고자 한다.

윤수진(1998)

회화와 도자를 기반으로 감정이 야기하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탐구하고, 이를 모호하고 유기적인 형상으로 시각화한다.

학력 

2024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

2022 건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현대미술학과 졸업

단체전

‘Liminal’, 다이브 서울, 서울, 2024

‘몽환포영(夢幻泡影)’, 유영공간, 서울, 2024

’더듬더듬: 서행하며 그러나 전진하며’, www space, 서울, 2023